상세설명
유신 체제 질식할 듯한 억압 속에서 민주주의 회복의 열망을 절규한 1970년대 초의 김지하의 기념비적 작품의 하나이다. 주제는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고, 이 시의 특징은 첫째, 민주주의를 너로 의인화, 둘째, 반복과 점층으로 정서를 강조함, 셋째, 어둠의 이미지로 현실을 암시함 등이 있다.
이 시는 여러 가지 소리의 중첩을 통해 이 시대의 공포와 고통을 날카롭게 드러내고 있다. `발자욱 소리`에서부터 `탄식 소리`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구체적 사건의 서술이 없지만, 오히려 소리들 사이에 있는 무서운 사태가 독자들의 상상 속에서 생생하게 떠오르게 한다. 이 작품의 화자는 위와 같은 험한 상황에서의 분노와 비통함으로 흐느끼면서 뒷골목의 나무 판자에 `민주주의여 만세`라고 쓴다. `뒷골목에서 숨죽여 흐느끼며 남몰래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 만세를 쓸 수밖에 없는 이 대목은 그 어떤 산문적 서술보다 뚜렷하게 당시의 정치적 현실을 증언하면서, 그것을 넘어서고자 하는 비장한 결의를 보여준다.
시에서 김지하는 빼어난 솜씨로 70년대 중반의 긴박한 정국을 묘사했다. 시 속에서는 어디선가 몰래 밤새워 찍은 인쇄물을 신새벽에 돌리려는 학생들의 가쁜 숨소리가 들려오고 뒤이어 쫓아오는 정보 경찰의 구둣발 소리까지도 울려오는 듯하다. 이어 매맞는 소리, 울부짖는 소리, 학생은 피투성이로 끌려나가고 우리는 서툰 솜씨로 나무판자에 휘갈겨 쓴 `민주주의여 만세`를 오래도록 바라본다.
당시의 정치 상황을 가장 직접적으로 담고 있으면서도 서정시의 품격을 저버리지 않는 이러한 빼어난 시들을 써낸 김지하는 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돼 무기형을 선고 받고 10개월만에 형집행 정지로 풀려났다가 다시 한달만에 연행 구속되었다. 그 구속 사유는 앞에서 밝힌 라는 양심선언이었다. 그의 체포는 70년대 후반의 정국은 김지하의 석방을 둘러싸고 정국의 긴장이 계속되는 형국으로 진행된다. 김지하라는 이름은 이제 한국의 인권 상황을 알리는 상징처럼 되었고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구출 위원회가 일본, 독일, 미국을 비롯 각국에서 결성되고 국내에서도 그의 석방 요구를 계기로 재야세력이 결집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옥중에 갇힌 김지하에게 제3세계 노벨상으로 일컬어지는 로터스상 특별상(1975)이 수여되었고 출감 직후 부르노 크라이스키 인권상(1981)이 주어졌다
이 시는 유신 체제 질식할 듯한 억압 속에서 민주주의 회복의 열망을 절규한 1970년대 초의 기념비적 작품의 하나이다. 이 작품을 제대로 해하고 감상하는 데엔 많은 말이나 수사보다도 그의당시 대일 굴욕 외교 반대 투쟁에 참가한 이후 1970년대를 온통 도피와 체포와 투옥을 거듭하며 살아왔다. 오로지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 만세`를 부를 날을 애타게 염원하며 절규하듯 살아왔다. 1963년 첫 시 를 발표한 이후, 계열의 초기 민중 서정시와 권력층의 부정부패를 판소리 가락에 실어 통렬하게 비판한 특유의 장시(長詩) 계열의 시들, , 등의 빼어난 70년대의 서정시들, 그리고 80년대의 `생명`에의 외경(畏敬)과 그 실천적 일치를 꿈꾸는 아름다운 `생명`의 시편들을 만들어 냈다.
1975년에는 `로터스(LOTUS) 특별상`을 수상. 시집으로 (1970), (1982), (1986), (1988), (1989), 등이 있다.
양심 선언의 한 구절을 읽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1975년 2월 동아 일보에 발표된 와 인혁당 사건에 관한 내외 신문기자 회견 내용이 문제가 되어 재수감되었을 때 정부에서는 그를 공산주의자로 몰아 세웠는데, 그때 김지하는 방대한 분량의 양심 선언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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